시사만화 꼴친미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위해

길고 긴 세월 동안 그토록 염원했던 이명박근혜 정권의 종말이 드디어 눈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분노에 떨고, 치를 떨고, 두려움에 떨던 순간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집권 여당이 IMF를 일으켰음에도 기적처럼 나타났지만, 시간이 흐르며 어느덧 당연한 듯 여겼던 민주적 정부와 탈권위주의적 사회 분위기는 못 해먹어서 배고파진 이리떼의 잃어버린 10년 타령과 함께 철저히 짓밟혔다. 펜을 잡은 이리떼, 법전을 든 이리떼, 상아탑에 기생하는 이리떼, 그리고 돈을 움켜쥔 이리떼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인간처럼 대해주었던 대통령이 그들의 목줄을 놓자마자 시해했다. 또한 새롭게 목줄을 움켜쥐고 짐승의 노래를 목 놓아 불러주는 새 주인을 향해 충성을 맹세했고, 이들은 덩실덩실 함께 춤추며 민초와 국부를 도륙 내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허기를 채웠다.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은 그들만의 세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우주의 기운이 대한민국을 도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덕분에 칠흑같이 어두웠던 금수의 시간이 끝나고 마침내 다시 사람의 세상이 도래하려 한다.


엄혹했던 야만의 시간을 떠올리면 절절한 마음에 눈물지으며 삼보일배라도 하면서 투표장으로 향하고 싶다. 조국 광복을 눈앞에 두었던 대한의 백성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싶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민심도 호의적이지만, 아직도 사람의 탈을 쓴 이리떼들이 짐승의 체취를 풍기며 발악 중이라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티끌만 한 힘이라도 모두 모아 다 함께 희망의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데에 동의한다. 반드시 적폐 세력으로부터 정권을 되찾아서 우리를 짓눌렀던 목줄을 풀어헤치고 인간다운 삶을 되찾아야 한다. 그리고 당연히 내 목줄도, 우리의 목줄도 함께 풀려나길 기도했다.


그런데 나를 비롯한 일부가 간과한 점이 있었으니 우리도 누군가에겐 사람이 아닌 똥개였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똥개들의 목줄은 당장은 풀리지 않을 것 같다. 모두가 알면서도 외면했지만, 사람 사는 세상을 추구하는 세력 속에 여우 무리가 똬리를 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유의 둔갑술로 똥개들을 유린하며 본인들의 인간다운 삶만을 추구했다. 그런데 똥개들은 아무런 힘도 없으니 짖어도 짖어도 들어주지 않는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여우떼의 배가 찰 때까지 똥개들은 또 물어뜯겨야 할 것이다. 광복 후 조국 분단과 친일파의 세상을 본 대한의 백성들이 이런 마음이었을까 싶다.


더 이상 징징거리는 것도 지친다. 그리고 이러다가 천지개벽을 가져올 천재일우의 기회를 망쳐버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사실상 똥개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도 거의 없다. 그저 이리떼보단 덜 아프겠지, 언젠간 우리도 목줄을 풀고 자유를 찾을 날이 있겠지 하며 마른침을 삼킬 뿐이다. 절대로 이리떼의 세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지나간 세월을 돌이켜보면 선뜻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아마도 이리떼의 세상이 끝나고 여우떼의 배까지 모조리 채우고 나면 우리의 목줄도 신경 써 주지 않을까? 그리고 누구보다 똥개들의 하울링에 귀를 기울여 주었던 어느 고마운 목동의 말을 믿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런데 그 날이 오면, 과연 우리는 여우떼를 몰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