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만화 꼴친미 상식이 통하는 세상을 위해

2016년 11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가 생각난다. 

JTBC의 비선실세 보도 이후 온 세상이 시끄러울 때였다. 국내외의 악재로 나라가 백척간두에 서 있는 와중에도 국민의 눈과 귀를 현혹하여 본질을 흐리고, 내각제 개헌과 같은 헛소리를 내뱉던 온갖 정치벌레들이 들끓던 시기였다. 평소에 타블렛을 사서 그림을 한번 그려보고 싶었는데 이번에야말로 저들을 능욕하며 정신승리와 함께 분노를 달래고자 네이버에 블로그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이것저것 만지다 보니 처음에는 편하긴 한데 곧 폐쇄적인 시스템이 답답하게 느껴져서 다른 곳을 알아보게 되었다. 이미 꾸며 놓은 블로그를 옮기기가 참 귀찮았는데 옮길 거면 빨리 하는 게 좋을 거라는 친구의 조언을 받아들여 재빨리 티스토리로 이사를 하였다. 다시금 이리저리 블로그를 만져보고 다른 사람들 블로그도 돌아다녀 보니 광고를 달아 놓은 블로거들이 심심찮게 보였다. 남들이 하는 건 다 해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래서 광고는 어떻게 다는 것인지, 수익은 나긴 나는 것인지 살펴보게 되었다. 그 결과 시간을 웬만큼 투자하지 않고서야 의미 있는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었다. 성격상 꾸준하게 블로깅을 할 리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기 때문에 곧 큰 기대는 접게 되었지만 어쩌다 커피 한번씩 사먹을 돈 정도는 나올 것 같았다. 이정도면 취미생활도 하고 푼돈도 들어오고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결론이 났다. 애드센스와 관련해서 검색을 하다 보니 "애드고시"란 말이 있을 정도로 승인받기가 어렵다고 하였다. 그런데 당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미련한 인간이기에 일단 들이받기 시작했다.



1. 유튜브 우회 방법 


유튜브 영상은 몇 개 없으나 호기심에 애드센스를 이미 달아 놓은 상태였다. 대충 알아보니 유튜브 계정을 이용하면 1차 승인은 우회할 수가 있단다(지금은 애드센스에서 1차 승인 2차 승인 구분이 없어진 듯하다). 그런데 티스토리 주소를 입력하면 아래와 같은 오류가 떴다. 관련 글들을 찾아보면 하필 내가 신청할 즈음에 나타나기 시작한 오류 같기는 한데, 동일 증상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꽤 있었다. 해결책은 xxx.tistory.com이 아닌 다른 주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사설 도메인이라도 구해서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렇게 해도 2차 승인이 된다는 보장이 없었다. 즉, 유튜브 우회는 1차 승인은 수월하게 할 수 있으나 그 이후의 과정을 생각하면 실익이 없는 것이었다. 깔끔하게 단념하고 아예 새로이 애드센스를 시작하고자 유튜브 연동도 끊고 애드센스 자체를 탈퇴하고 다음을 노렸다.








2. 만화 + 글자 1000자


이번에는 정공법을 택했다. 만화를 그리는 것도 힘든데 거기에다 애드센스 통과를 위해서 글을 1천자 이상 적기 시작했다. 콘텐츠 불충분 사유로 퇴짜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1천자 이상의 텍스트가 있어야 한다는 정보를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다만 사람에 따라서는 1천 5백자 내지는 2천자 가까이 써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까지 하고 싶지는 않아서 1천자 정도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하나 올릴 때마다 애드센스 신청을 눌렀다. 그렇게 만화는 20편까지 쌓였지만... 애드센스 로봇께서는 한결같이 "콘텐츠 불충분"으로 퇴짜를 놓으셨다. 텍스트를 많이 쓰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만화를 그리는 것 자체가 힘든데다 개인적인 일까지 겹쳐서 더 이상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가 어렵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도전은 잠시 보류했다.




3. 이미지 없이 아무 텍스트나 적어놓기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터넷 생활에 투자할만한 시간이 크게 없어서 블로그를 방치하다시피 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추후 다시 블로깅을 시작하기 위해서라도 애드센스를 뚫어 놓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살아오면서 쌓아 놓았던 이런 저런 텍스트들을 블로그에 올려 놓는 방법이었다. 이미 블로그를 방치한지 오래되어서 방문자도 적었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 가능했다. 이번에는 애드센스와 관련하여 인터넷에 널려 있는 정보들을 최대한 지키고자 했다. 우선 카테고리를 가급적 줄였으며, 이미지 없이 1천자 이상 되는 텍스트만을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텍스트가 중요하긴 하지만 남의 글을 베낄 수는 없으니 내가 가진 텍스트들을 총동원하기 시작했다. 학부생시절 썼던 레포트라던가, 네이버 지식인 답변이라든가 아무튼 많은 것을 동원했다. 그렇게 며칠에 한 번 꼴로 글을 올리고 애드센스 지원을 반복했다. 하지만 "콘텐츠 불충분"의 벽은 전혀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4. 열심히 글 쓰기


귀차니즘 때문에 아무렇게나 복사 붙여넣기 했던 것이 패인이라 생각하였다. 그래서 관심 분야에 대한 글을 제대로 작성하되, 1천자는 충분히 넘도록 하였다. 첫 글은 누드대통령 사이트와 관련한 글이었는데, 내용상 이미지 첨부를 안하기가 힘들어서 그냥 했다(추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이미지의 포함 여부는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이 날 때마다 블로그에 글을 썼다. 양을 채우기 위해서 쓰는 글이라기 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쓰다 보니 텍스트가 1천자는 아득히 넘는 경우가 많았다. 누드대통령 사이트 관련 글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미지 없이 텍스트로만 작성하였다. 그리고 "콘텐츠 불충분"메일을 받으면 바로 글을 쓰지 않고 쓰고 싶을 때가 오면 작성한 후 다시 애드센스 신청을 하는 패턴을 지속하였다. 사실 반쯤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여유를 가지고 애드센스 관련 정보를 검색하다보니 이미지를 포함한다고 안되는 것도 아니고 꼭 1천자 이상을 채워야 한다는 법도 없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확실한 가이드라인 같은 것은 없는 셈이었고, 비교적 분명한 것은 블로그 전체에 일정 수준의 텍스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스럽게 내 스타일대로 포스팅을 하면서(단, 너무 이미지 위주로 가면 안되는 것 같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여태 쌓인 "콘텐츠 불충분" 메일을 모아봤다. 어마어마하다 정말.






5. 열심히 글 쓰기 + 화면 설정 바꾸기


"콘텐츠 불충분" 관련해서 정보를 찾아보다가 한 화면에 나오는 포스팅 숫자를 여러개로 늘렸더니 성공했다는 사람을 보았다.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하는 형식이라 여태까지 1화면 1포스팅을 고수했으나 어차피 방문자도 얼마 없으니 시도해보았다. 아마도 이게 맞다면 구글 봇이 한 페이지 내의 콘텐츠 숫자도 보는 모양인데 잘 이해는 가지 않는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인 분들은 한번 시도해 보시기를 바란다. 아래의 그림처럼 블로그 ADMIN으로 들어간 뒤 화면 설정 메뉴를 클릭하고 기본화면 및 선택 화면에서 노출될 포스팅 갯수를 설정하면 된다. 화면을 이렇게 설정한 뒤에 다시 텍스트만으로 이루어진 글을 작성하고 애드센스를 신청하기를 반복했다. 







6. 합격


구글에서 이메일이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휴대폰으로 받았다. 그리고 항상 그랬듯이 심드렁한 표정으로 손가락을 갖다댔다. 그런데 미리보기로 보여지는 제목이 좀 낯설었다. "사이트의 애드센스 연결 완료"라는 제목이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애드센스 승인을 받지도 않았는데 "광고가 게재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구글에서 잘못 보낸 메일을 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반신반의를 했다. 그런데 확인 결과 정말로 애드센스 승인이 완료가 된 것이었다. 먼저 승인 받은 많은 분들이 보여 주었던 감격적인 이메일 화면이 나한테도 출력이 되고 있었다. 하다 보니 오기가 생겼었는데 드디어 애드센스와의 밀당에서 이긴 것이다. 이미 블로그 방문자는 바닥을 찍고 있고 앞으로도 개선될 희망도 개선시킬 여유도 별로 없어서 수익 측면에서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몇 달 동안 은근히 애를 썼던 것이 마침내 성공하여 매우 기분이 좋다. 이제야 마음 편히 이미지가 첨부된 포스팅도 할 수 있게 되었고(이미지의 존재 여부가 결정적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만화도 마음대로 올릴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이렇게 기분이 좋아서 경거망동하면 안된다. 마음 같아서는 여러 주제의 글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기타 카테고리를 폭파시키고 여러 카테고리로 만들고 싶은데 갑자기 카테고리를 늘리거나 급격히 조건을 바꾸면 애드센스 승인이 취소되는 경우가 있단다. 그러니 지금 환경을 적당히 유지한 채로 조금씩 글을 늘려가며 조심스럽게 블로그를 운영해야겠다. 







7. 승인 요인 추측


사실 애드센스를 승인받는 데까지 시도한 요소들이 많아서 특정한 기준을 추정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목마른 사람 입장에서는 승인 받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답을 내 놓지 않는 듯하여 답답한 것도 사실이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내가 그랬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정말로 무엇 때문에 승인이 된 것인지 콕 찝어서 말을 할 수가 없다. 사실 어제 승인 메일 대신 "콘텐츠 불충분"이란 메일을 또 받았어도 그러려니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드센스에 도전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여 본인이 애드센스를 위해 지키려고 노력한 요소들을 한번 나열해 보겠다.


 (1) 텍스트 위주(최소 1천자)의 글을 비교적 꾸준히 작성한다.

 (2) 텍스트의 주제와 문장은 명확해야 한다.(문장 종결을 "-다"로 하고 표준어를 쓸 것)

 (3) 예전 포스팅에 이미지만 많다 하더라도 지울 필요는 없다.

 (4) "콘텐츠 불충분" 메일을 받으면 곧바로 재신청하지 말고 하루~이틀 정도 시간을 둔다.

 (5) 티에디션이 설정되어 있다면 이것을 끈다&화면 설정에서 한 페이지에 보여지는 포스팅 숫자를 늘린다.


노파심에 하는 말이지만, 이것들을 모두 지켜도 승인이 된다고는 장담을 못 한다. 하지만 적어도 텍스트로 대표되는 블로그의 콘텐츠 양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사진이나 움짤의 경우에는 구글 봇이 콘텐츠의 가치를 정량화하기가 애매한 탓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모쪼록 취미 생활이든 소소한 용돈 벌이든 전업 블로깅이든 애드센스 승인을 받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